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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영상] 2019 Snupo & Snupia Ensemble - Brahms Trio no.1 4th mov취미/음악 2022. 9. 30. 01:21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 4악장
이 곡은 굉장히 할 말이 많은 곡이다. 아다지오 3악장을 제외한 전악장을 몇십 번 들었고 1악장, 4악장은 직접 연주까지 했던 나이기에 어디 술집에 가서 이 곡에서 여기 부분이 어떻느니 이야기를 몇시간이고 풀 자신이 있을 정도이다.
op.8인만큼 굉장히 파릇파릇한 청년기에 작곡한 곡인 것 같지만, 이 곡은 1891년 50살이 넘은 원숙기에 작곡한 곡이다! 사실 1854년도에 출판을 했으나, 그 완벽주의자 성격인 브람스가 35년 이상 갈고닦은 스킬로 완벽하게 탈바꿈했고 오늘날 1854년 판은 거의 연주되지 않고 이 1891년 판이 주로 연주된다. 물론 1854년에 출판된 주요 theme, 주제들은 거진 살린 채 편곡을 해서, 두 곡이 완전히 다르다고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브람스의 청년기와 원숙기를 둘 다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이 곡 전체를 성형수술한 브람스식 위트를 하나 듣고 가 보자.
I didn't provide it with a new wig, just combed and arranged its hair a little.
저는 새 가발을 씌우지 않고, 그저 빗질을 조금 했을 뿐이에요.응아니야~브람스 곡들은 겉으로 듣기에 기교적으로 버거워 보이지는 않지만, 사실 그래서 피아니스트들은 이중고를 겪는다. 쇼팽이나 리스트 이런 작품들은 대놓고 "나 기교적이에요~ 기교뿜뿜 해주세요" 라는 곡들이지만, 브람스는 "난 기교적이지 않아. 하지만 손가락은 피아니스트를 배려하지 않지"라며 기교적인 손놀림을 보이면서 음악의 성숙함과 원숙함을 드러내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물론 4악장은 굉장히 빨라서 겉으로 보기에도 어느정도 기교적이었다곤 하더라도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욱 더 어렵게 느껴졌던 곡이었고, 나는 손을 움직이는 데 바빠 브람스의 맛을 잘 못 살렸던 것 같다.
1악장(보통 빠르기) - 2악장(스케르초, 개빠름) - 3악장(개느린데 10분동안 하고있음) 이후 나오는 악장이라 그런지 3악장의 답답함을 사이다로 풀어내는 악장이다. 그러다보니 곡이 굉장히 빠르고 속도감있는데, 특히나 왼손 도약이 진짜 어렵다. 여담으로 브람스 교향곡 4번의 4악장도 굉장히 비극적으로 끝나는데, 그에 준하게 굉장히 비극을 쏟아지듯 끝에서 모든 것을 쏟아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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