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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3개월 독학 후 JLPT N2 합격 후기취미/일본어 2021. 9. 26. 11:55
0. 서론
일본 쪽 회사에 갈 것도 아니고 굳이 써먹을 데 있다면 일본어 원어로 된 만화나 소설책을 읽고 애니메이션을 자막없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이라 처음에는 생각이 없었다가, 동기가 일본어 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일본어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군대에서밖에 없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하고 JLPT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애니메이션을 조금씩 봤었기에 완전히 노베이스는 아니었지만(그렇다고 해서 자막없이 볼 수준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님) 히라가나 가타카나도 안 배운 상태였기 때문에 적어도 언지(언어지식)이나 독해 쪽으로는 노베이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생각했을 때가 3월말때였던 것 같습니다. 동기한테서 먼저 N5책을 달라고 했었고, 실제로 본격적으로 책을 보게 된 것은 4월초 때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1. 4월초~4월중순 - Robokana로 히라가나/가타카나 연습
어떤 언어이든 처음에 기본글자에 "익숙해" 지는 것이 정말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외우는 것에 잼병인지라 깜지를 5~6페이지를 채워도 금세 까먹는 기적의 기억력을 가지고 있기에 어떻게 할까 하다가 Robokana라는 앱(iOS용 앱)의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Robokana 앱이 어떤 것인지는 위에 영상으로 올려놓았습니다. 그래도 데이터를 절약하시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소개하자면, あ, い, う, え, お 에 해당하는 각각 5개의 문자를 100번 정도? 안 틀릴 때 까지 계속 쓰게 시킵니다(...) 계속 맞추다가도 한번 틀리면 이 앱이 의심병이 도는지 틀린 문자를 10번정도를 더 쓰게 시킵니다.. 그래도 그 덕에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빨리 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앱은 아래 링크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https://apps.apple.com/us/app/learn-hiragana-katakana/id1322000057
2. 시원스쿨 진짜 한 권으로 끝내는 JLPT N5로 기본적인 일본어 공부
http://www.yes24.com/Product/Goods/92301331
그다음에는 군대 동기가 때마침 저 책을 가지고 있어서 동기에게 저 책을 받아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었습니다. 히라가나, 가타카나도 제대로 못 외우는 잼병이 어떻게 한자-히라가나(독음)-한글뜻 이렇게 3단콤보를 외웠을까 했는데, 뭐, 기본적으로는 깜지를 했었습니다. 다만, 깜지를 하다 보면 굉장히 체력이 많이 소비되고, 체력이 떨어질 때 하다보면 팔 운동만 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처음에는 "이 글자를 외우기 위해 한 글자당 한자-독음-한글뜻 이렇게 5번 써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는데, 언젠가부터 "몰라 일단 한자-독음-한글뜻 5번 써!" 이렇게 궁극적인 목적 자체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군대 내라서 일본어 공부 말고도 체력소모를 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여기에도 체력소모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 단어 한 단어마다 문장을 만들어 보는 형식으로 공부를 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魚(さかな)를 외운다고 한다면,
この魚は本当に美味しいです。(이 생선은 정말로 맛있습니다)
라고 쓰고, 그걸 읽어보는거죠. 개인적으로 이렇게 하면 조금 더 재밌고 유용하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부해서 90% 정도를 맞출 수 있게 되어서 N4를 건너뛰고 바로 N3 책으로 공부해보자! 라고 생각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큰 실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3. 4월말 ~ 5월말 - 한권으로 끝내기 N3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barcode=9788927711353
원래는 서점에 가서 책을 보고 저한테 맞는 것을 고르는 편인데, 그럴 수 없다 보니 네이버 책에 가서 제일 위에 있는 것을 고른 것 같습니다. 2016년 판이라 그런지 최신 기출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쉽지만 구성은 다른 책들도 거기서 거기인지라... JLPT 합격을 위해서라면 굉장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다만 실제 일본어 실력을 키우는 데에는 거리가 있어 보임).
N5의 경우 단어의 개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지라 깜지로 해결이 되었었는데, N3부터는 양이 뭔가 방대해진 탓에... 다른 앱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네이버 사전같은 곳에 계속 검색하면서 공부하겠지만, 공군 내에서는 태블릿으로 인터넷으로 연결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휴가를 나왔을 때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다운받아야 했었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본어 학습에 도움되는 3가지 앱(iOS 기준)을 소개합니다.
(1) 미소 사전 - 오프라인 일본어 사전 앱
인터넷이 안 되는 환경에서 쓸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사전이었습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다크 모드에서 글자들이 모두 배경에 가려져 안 보이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눈이 부시는 라이트 모드로 해서 썼다는 점... 이었지만 그걸 고려해도 굉장히 쓸만한 앱이었습니다.
(2) 일본어한자 Q - 오프라인 일본어 한자 찾기 앱
적은 용량으로 나름 우수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어 공부를 하다 보면 이 한자가 한국한자에서 어떤 것이랑 대응이 되는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등 여러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예시단어들 중에서 실제로 없는 단어들도 섞여져 나온다는 것...
(3) Quizlet - 일본어 단어 공부
https://apps.apple.com/us/app/quizlet-learn-with-flashcards/id546473125
꼭 일본어 단어가 아니라 어떤 언어를 공부하던 간에 괜찮은 앱입니다. 저는 이 앱에다가 단어를 입력하면서 한 번 공부하고, 여기서 테스트를 하면서 또 여러 번 공부하면서 단어를 많이 외웠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영어나 다른 공부를 할 때에도 써야 할 것 같아서 유료결제를 했는데, 구독을 하면 어떤 단어를 자주 틀리는지 등 통계가 나와서 더 좋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5월초 ~ 시험전 - 일본어 문법 한권으로 끝내기
http://www.yes24.com/Product/Goods/18817796?OzSrank=2
한 권으로 끝내기 류의 책들 중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이 문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점. 그나마 시원스쿨 N5의 경우 체계적으로 설명이 되어 있었는데 위의 한 권으로 끝내기 N3, 그리고 후술할 N2의 경우 사전순(あ~を 순)으로 용법을 나열한 것 밖에 없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정리된 문법책이 하나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N5에서 N3으로 바로 넘어간 탓에 N4에서 공부해야 할 필수적인 문법들에 대해서 배우지 않았는데, 그게 생각보다 크게 다가와서 이 책을 사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다기 보다는, N4에서 필수적으로 배웠어야 할 동사의 수동형, 사역형, 가정법 용법 등을 집중적으로 봤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한 권으로 끝내기 책과 비교하면서 잘 몰랐던 부분들을 보완해주는 형식으로 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5. 5월말~시험전 - 한권으로 끝내기 N2, 번아웃이 오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988341
6월초에 훈련이 있었던지라 사실 이 책의 2/3? 정도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6월에서는 더위도 먹고 그래서 번아웃이 와서(체력관리의 중요성...) 한 주 정도는 이 책을 펴지도 못하고 근무 후에 냅다 눕는...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하루에 1~2시간 이상은 책을 봤던 것 같군요.
6월 말에 모의고사를 풀어봤을 때는 3/5~2/3 정도 문제를 맞추는 정도였습니다. N2 고득점이 목표였다면 더 열심히 했을 것 같고 사실 N2 고득점을 목표로 했어도 되었을 것 같은데... 라는 아쉬움이 돌이켜보면 남습니다.
6. 마무리
결과적으로 나름 턱걸이(90점)보다는 조금 더 높은 점수(127점)로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조금만 더 공부방법을 바꾸면 고득점을 노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 반성한 점을 말하자면,
(1) 고정된 공부방법으로 너무 많이 하지 말 것.
사람은 쾌락의 동물입니다.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 당연히 재미를 느끼고, 따라서 덜 지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너무 일관성없게 공부방식을 바꾸는 것도 문제이겠지만, 쳇바퀴 굴러가듯 깜지를 하거나 하는 방식은 옳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헬스도 고정된 횟수, 고정된 운동동작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6월 초 정도에 번아웃이 왔을 때 전화일본어 등 조금 더 새로운 방식으로 공부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2) 기초부터 차근차근
N5에서 N3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N4를 중간에 공부했었어야 했었습니다. 나는 바로 N3로 넘어가도 될 것이라는 자만심에 초반에 굉장히 힘들었고, 번아웃을 만드는 한 요인이었습니다. 조금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기초는 확실히 소화를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3) 휴식은 또 다른 공부
일본어 공부가 한창 재미있을 때는 매주 하루에 3~4시간(평일) 혹은 6~7시간 이상(주말)에 쉬지 않고 공부했던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 이후에 오는 것은 후폭풍이었습니다. 적어도 1주일에 하루는 쉬었어야 했는데, 일과와 병행하면서 공부를 하니 번아웃이 오면서 망해버렸습니다...
주변에서 N1 도전해보지 않겠냐고 많이 얘기하지만, 아마도 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전역하면 취준생이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일본취업이나 관련직종으로는 갈 생각이 많지 않다 보니, 다른 공부(영어라던가 영어라던가)에 더 치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본 제품들의 설명서를 볼 수 있거나 일본어 원어로 된 책을 읽을 수 있을 때 희열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